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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길, 가족과 함께 걷는 기독교 유적 순례 (순례의 섬, 선교와 헌신, 교육과 신앙)

by see-sky 2025. 4. 18.

강화기독교역사기념관 사진
강화 기독교 역사 기념관

신앙은 말씀을 배우는 시간뿐만 아니라, 함께 걷고 보고 듣는 경험 속에서도 자라납니다. 특히 가족과 함께하는 기독교 순례 여행은 휴양식 휴식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이번 글에서는 천주교 유적지를 제외한 개신교 중심의 성지 중, 가족 단위 방문이 가능하고, 신앙 교육과 문화 체험이 공존하는 코스를 소개합니다. 어린 자녀부터 부모님 세대까지 모두 편안하게 동행할 수 있는 세대 통합형 여행을 원하신다면, 지금부터 안내드리는 장소들을 꼭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강화도, 순례의 섬에서 만나는 한국 개신교의 뿌리

서울에서 차로 약 1시간 거리. 조용한 섬 강화도는 한국 개신교 초기 선교와 신앙의 흔적이 가장 진하게 남은 곳 중 하나입니다. 이곳은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믿음을 돌아볼 수 있는 ‘순례의 섬’이라 불릴 만한 장소입니다.

먼저 소개드릴 곳은 강화읍 내 위치한 성공회 강화성당입니다. 영국 성공회 선교사가 1900년대 초 지은 이 성당은 국내 개신교 예배당 건축사에서도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내부 구조는 서양 고딕양식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한옥의 처마 곡선을 반영해, 한국 전통과 서양 선교문화가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면 “믿음은 국적을 넘어 문화 속에 스며드는 것”이라는 교육을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주목할 장소는 강화기독교역사기념관입니다. 이곳은 강화도의 기독교 전래 과정과 개신교 선교 활동을 다룬 상설 전시관으로, 1880~1900년대 초기 선교사들의 활동기록, 한국 최초의 성경 보급 기록, 주일학교 교재 등 실물 자료가 다수 보존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전시물의 해설 영상과 체험형 코너가 있어 지루하지 않으며, 부모님 세대에게는 과거 선교사들의 고난과 희생을 되새기는 시간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추천드릴 곳은 교동제일교회입니다. 다소 외곽이지만 조용하고 경건한 분위기에서 가족 예배나 묵상 시간을 갖기 좋은 장소입니다. 무엇보다 강화도는 기독교 역사와 자연이 동시에 존재하는 성지로, 피크닉이나 가벼운 등산과도 연결이 가능해 신앙과 여가가 조화를 이루는 가족 여행지로 추천드립니다.

마포와 양화진에서 배우는 선교와 헌신의 정신

서울 도심 속에서도 깊이 있는 신앙 여행이 가능합니다. 특히 마포구 일대는 개신교 선교의 중심지로, 가족과 함께 걷기에 최적의 순례 코스를 제공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장소는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입니다. 합정역에서 도보 5분이면 도착할 수 있어 접근성도 뛰어나며, 한국 초기 개신교 역사의 실질적 출발점을 만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이곳에는 조선 말기에 의료, 교육, 복음 사역에 힘쓴 145명의 선교사들이 잠들어 있으며, 묘비마다 그들의 국적, 사역 내용, 헌신 연대가 새겨져 있어 자녀들과 함께 읽으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양화진 역사관은 디지털 영상, 복원 모형, 선교 지도 등 아이들이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는 콘텐츠가 많습니다. 이곳에서는 단순히 '믿음'이라는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선교사의 삶과 죽음이라는 구체적인 이야기로 신앙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또한 부모님 세대에게는 잊고 있던 ‘처음 믿음의 열정’을 다시 회복하는 기회가 되며, 세대 간 신앙의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이 일대는 양화진 책방, 선교사 가옥, 기독교서점 거리도 함께 둘러볼 수 있어, 반나절 코스로 손색이 없습니다. 도심 속에서 믿음을 돌아볼 수 있는 순례 코스로, 바쁜 일상 속 짧은 시간이지만 깊이 있는 감동을 줄 수 있는 여정입니다.

연세대와 언더우드 가족묘: 교육과 신앙의 공존을 만나다

신촌에 위치한 연세대학교는 일반적인 명문대학이 아닙니다. 기독교 정신과 교육, 그리고 선교의 역사가 녹아 있는 공간으로, 아이들과 함께 걷기에 훌륭한 ‘도심 속 인문기행’ 장소입니다.

대표적인 장소는 언더우드 가족묘역입니다. 연세대학교 설립자인 호러스 그랜트 언더우드(H.G. Underwood) 선교사와 가족들의 묘역은 캠퍼스 내 조용한 언덕에 위치해 있으며, 이곳에서 ‘기독교적 교육이란 무엇인가’, ‘믿음은 어떻게 사회를 바꾸는가’에 대해 가족 간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가족묘 바로 아래에는 연세대 역사관이 위치해 있으며, 초기 선교사들의 활동과 연희전문학교 설립기, 한국전쟁 이후 재건까지를 담은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특히 선교와 교육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주는 강의 자료, 졸업 앨범, 1900년대 초 성경 교재 등을 통해 아이들에게 ‘배움은 곧 믿음의 연장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습니다.

캠퍼스를 천천히 걸으며 백양로, 언더우드관, 채플관을 함께 둘러보면 그 자체가 순례입니다.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부모님 세대도 편하게 걸을 수 있고, 아이들과는 ‘대학이란 어떤 곳일까’라는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이 코스는 교육+신앙+역사+걷기라는 테마가 결합되어, 가족 순례 코스로 매우 드문 조합이면서도 감동적인 여정을 제공합니다.

신앙은 전하는 것에서 시작되지만, 함께 체험하고 공감할 때 비로소 이어지는 유산이 됩니다. 가족과 함께 떠나는 개신교 성지순례는, 단순한 기도 여행이 아니라 세대가 함께 신앙을 말하고 나누고 체득하는 인생 교육의 길입니다. 이번 여정에서 자녀는 믿음을 처음 만나고, 부모는 신앙을 다시 회복하며, 우리 가족 모두는 ‘믿음의 삶’을 함께 시작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