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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의 100년: 근대문화 속에서 배우는 가족 역사여행 (강원감영, 박경리문학공원, 의병사)

by see-sky 2025. 5. 23.

박경리 문학공원 사진
박경리 문학공원

원주는 강원도의 교통 중심지이자, 불교·교육·문학·의병 역사까지 다채로운 유산을 지닌 ‘강원도의 문화 수도’입니다. 특히 아이와 함께 걷는 가족 역사여행으로 추천드릴 수 있는 이유는, 보기-듣기-체험하기가 함께 어우러지는 살아 있는 교육 현장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원주를 배경으로 한 100년의 이야기를 ‘강원감영’, ‘박경리문학공원’, ‘의병 역사공원’이라는 3가지 역사문화 명소를 중심으로 소개드리며, 아이와 함께 배우고, 공감하고, 대화할 수 있는 역사여행의 길을 안내해 드립니다.

강원감영, 조선의 중심 행정 공간에서 조선을 배운다

원주를 대표하는 역사유산 중 하나는 단연 강원감영(江原監營)입니다. 조선시대 강원도의 관찰사가 머물던 공식 행정기관으로, 지금도 감영의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되어 있는 국내 유일의 감영 건축물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찾는다면, 단순한 건축물을 넘어 ‘행정’, ‘지방통치’, ‘조선의 생활’까지 한 번에 배울 수 있는 훌륭한 역사 교실이 됩니다.

강원감영에는 선화당, 내아, 포정루, 관풍각, 정문 등이 원형 또는 복원 형태로 존재합니다. 특히 선화당은 관찰사의 공식 집무 공간이자, 백성들이 억울한 사연을 아뢰던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조선시대의 시장님 사무실”이라 설명하면, 자연스럽게 고대 행정 체계를 흥미롭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또한 강원감영 일대에는 다양한 야외 전시와 해설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어 주말에는 가족 단위 해설 투어도 가능합니다. 관풍각에서 바라보는 정원과, 포정루에서 바라본 도심은 ‘조선시대에도 지금처럼 도시 중심이 있었구나’라는 시각적 학습을 제공합니다.

박경리문학공원, 이야기 속에서 마음을 배우는 시간

다음은 원주의 정신적 자산이라 할 수 있는 공간, 바로 박경리문학공원입니다. 한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박경리 선생이 말년을 보내며 글을 쓰고 사색하던 곳이자, 오늘날에는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문학과 자연이 어우러진 힐링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박경리문학공원은 단순한 전시 공간이 아닙니다. 넓은 숲길과 정자, 연못, 그리고 선생의 육필 원고와 사진이 전시된 전시관이 함께 있으며, 아이에게 문학이 어렵지 않고, 친근한 감정의 표현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해주는 장소입니다.

이곳은 또한 아이들과 함께 시 한 줄을 적어보거나, 가족끼리 짧은 감상문을 써보기에 최적의 장소입니다. 문학은 시험이 아니라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 임을 아이에게 가르쳐주는 최고의 현장 교육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의병의 도시 원주, 일제강점기의 저항을 배우다

원주는 의병의 도시로도 불립니다. 조선 후기에 시작된 지역 의병운동이, 일제강점기에는 독립운동으로 이어지며 강원지역 저항 정신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원주 의병역사공원은 이 같은 이야기를 가장 잘 전달해 주는 공간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찾으면, 무장투쟁의 역사뿐 아니라 ‘왜 그들이 총이 아닌 정신으로 싸웠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이곳에는 신돌석 장군, 유인석 선생, 정재규 의병장 등의 이야기가 모형, 영상, 기록물로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으며, 중장년층 부모님에겐 조용하지만 깊은 감동을, 아이들에겐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라는 교훈을 자연스럽게 전달합니다.

역사는 그냥 연도가 아니라 사람의 이야기라는 사실을, 이곳에서 가족 모두가 체험하게 됩니다. 특히 “의병”이라는 단어를 처음 듣는 아이들에게 원주는 '단순한 도시'가 아닌 정신을 배우는 도시로 기억될 것입니다.

원주에서의 하루는 보편적인 여행이 아닙니다. 강원감영에서 조선을 만나고, 박경리문학공원에서 사색을 배우며, 의병역사공원에서 정신을 되새기는 이 여정은 아이에겐 살아 있는 교과서가 되고, 부모에게는 되새김의 시간이 됩니다. 이번 주말, 스마트폰이 아닌 ‘대화’가 중심이 되는 여행을 원하신다면 원주의 100년 속으로 아이와 함께 걸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그 길 끝에는 ‘함께한 기억’이라는 가장 오래 남는 유산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