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강물 따라 남은 시간의 기록 (신륵사, 세종대왕릉, 도자기, 나루터)
경기도 여주는 수려한 자연경관과 함께 깊이 있는 문화유산을 품고 있는 역사 도시입니다. 신륵사의 고즈넉한 불교문화, 세종대왕릉의 장중한 왕릉제도, 조선백자의 본고장인 도자기 산업, 그리고 남한강을 따라 이어졌던 나루터의 생활사는 여주를 지방도시가 아닌 ‘시간의 겹’을 지닌 공간으로 만들어 줍니다. 이번 글에서는 여주의 역사 속 네 가지 주제를 엮어 ‘기록된 공간’으로서의 여주를 새롭게 살펴보겠습니다.남한강 곁, 신륵사에 흐른 고려와 조선의 불교문화신륵사는 여주의 대표 사찰로, 남한강을 끼고 있는 드문 강변사찰입니다. 강가에 직접 접한 위치만으로도 매우 특별한 이 절은 고려시대 원효대사에 의해 창건되었다는 설이 전해지며, 이후 조선시대에 와서 왕실의 원찰로 기능하며 더욱 위상이 높아졌습니다. 신륵사는 특..
2025. 7. 30.
종이 위에 쌓인 원주의 시간 (한지문화, 고려유산, 철도와 기록관)
강원도의 중심도시 원주는 한지를 비롯한 전통공예의 중심지이자 고려부터 조선,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대의 행정, 기록, 산업 유산이 살아 숨 쉬는 ‘기록의 도시’입니다. 이 글에서는 원주의 고유문화유산 중 특히 종이와 기록, 행정 중심 도시로서의 역할에 초점을 맞춰, 한지 생활사, 고려~조선의 감영문화, 근대기록 및 공간의 변화까지 폭넓게 살펴보겠습니다.한지로 이어온 원주의 생활사와 정신문화한지는 흔한 종이가 아닙니다. 조선왕조의 문서를 기록하던 종이이자 불교 경전을 필사하던 신성한 매체이며, 서민들의 일상 속 장롱, 문풍지, 책의 재료로도 쓰였습니다. 그 중심에 바로 강원도 원주가 있습니다. 원주는 한지의 대표 생산지로, 질 좋은 닥나무와 맑은 물, 서늘한 기후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어 예부터 ..
2025. 7. 29.
화랑도의 철학과 교육, 리더십 정신을 말하다 (세속오계, 신라정신, 집단윤리)
화랑도는 평범한 신라의 청년 무사 집단이 아닙니다. 화랑도는 철학과 윤리, 교육과 훈련, 그리고 공동체 리더십이 어우러진 고대 한국 사회의 이상적 인재 양성 시스템이었습니다. 오늘날에도 유효한 ‘세속오계(世俗五戒)’의 윤리정신, 원효 대사의 사상적 영향을 받은 화랑도의 내면 수양,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 그리고 신라 사회에서 실현된 리더십 모델까지, 그 역사적 가치를 새롭게 조명해 보겠습니다.1. 원효의 철학과 화랑도의 내면 수양 ― 사상적 뿌리의 통합화랑도는 무술이나 군사적 기능에만 국한된 조직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 정신적 토대는 불교, 유교, 도교 등 다양한 철학적 요소에서 비롯되었으며, 그 중심에는 원효(元曉) 대사의 영향이 강하게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원효는 ‘일심(一心)’이라는 개념을 통..
2025. 7.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