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오랑 세오녀 - 해와 달을 만든 두 사람 이야기 (설화, 유적지, 동해문화)
신화는 옛이야기가 아닙니다. 특히 연오랑과 세오녀의 설화는 신라 시대 바닷길을 배경으로, 해와 달, 그리고 나라의 운명을 상징하는 이야기로 남아 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경북 포항에 남겨진 연오랑세오녀 유적지와 관련 설화 코스를 중심으로, 단순한 여행이 아닌 중년의 감성과 교양을 위한 고요한 인문기행을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이 글은 해와 달을 만든 부부의 이야기를 따라, 우리의 삶과 가족, 신앙, 자연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간입니다.설화 속을 걷다: 바다를 건넌 부부, 연오랑과 세오녀삼국유사에 기록된 연오랑과 세오녀는 신라 초기에 실존했던 인물로 전해집니다. 어부였던 연오랑이 바위 위에서 낚시를 하다, 신비로운 빛에 휩쓸려 일본으로 건너가 황제로 추대되었다는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그 뒤를 따라 세오녀가..
2025. 5. 24.
원주의 100년: 근대문화 속에서 배우는 가족 역사여행 (강원감영, 박경리문학공원, 의병사)
원주는 강원도의 교통 중심지이자, 불교·교육·문학·의병 역사까지 다채로운 유산을 지닌 ‘강원도의 문화 수도’입니다. 특히 아이와 함께 걷는 가족 역사여행으로 추천드릴 수 있는 이유는, 보기-듣기-체험하기가 함께 어우러지는 살아 있는 교육 현장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원주를 배경으로 한 100년의 이야기를 ‘강원감영’, ‘박경리문학공원’, ‘의병 역사공원’이라는 3가지 역사문화 명소를 중심으로 소개드리며, 아이와 함께 배우고, 공감하고, 대화할 수 있는 역사여행의 길을 안내해 드립니다.강원감영, 조선의 중심 행정 공간에서 조선을 배운다원주를 대표하는 역사유산 중 하나는 단연 강원감영(江原監營)입니다. 조선시대 강원도의 관찰사가 머물던 공식 행정기관으로, 지금도 감영의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되어 있는 ..
2025. 5. 23.
나주는 조선의 행정이 흐르고, 강물이 기억하는 고장 (강, 여성, 향토의 맛)
한반도 남쪽, 한적한 들판과 영산강이 만나는 도시에 과거의 '행정 수도'가 숨어 있습니다. 나주는 조선시대 내내 전라도를 대표하는 정치·행정 중심지였고, 고대 마한의 심장, 고려의 왕건과 조선의 선비, 근대의 여성 교육자까지 시대별 주인공들이 지나간 도시입니다. 그러나 그 모든 역사가 말이 없습니다. 조용한 도시에 말을 걸면, 조선이 대답합니다.강을 따라 걷는 조선 – 나주 금성관과 목사고을의 품격나주를 걷는다는 것은 곧 조선을 걷는 일입니다. 조선시대 전라도를 대표하는 목(牧)이자, 전라도 관찰사가 머물던 정치적 수도였던 나주는 전라도 전체의 군현을 다스리던 ‘수부도시’였습니다. 지금의 말로 하면 전라남도청, 전라북도청의 본부가 동시에 존재하던 도시였던 셈입니다.그 상징이자 중심이 된 장소가 바로 금성..
2025. 5.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