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마다 시작된 근대 – 대구에서 만난 학교, 시장, 병원의 시간들
대구는 흔히 무더위와 패션, 교통 중심 도시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조용히 걸어보면, 골목마다 역사의 자락이 겹겹이 쌓여 있는 도시임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근대화의 문을 가장 먼저 연 도시 중 하나로서, 대구는 ‘학교’, ‘시장’, ‘병원’이라는 공간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였습니다. 이 글에서는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대구 구도심 속 근대의 출발점을 따라 걸으며, 그 안에 녹아 있는 교육, 상업, 의료의 흔적들을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근대의 문을 연 교실 – 대구에서 시작된 교육의 기억대구는 조선 말기부터 ‘지식의 도시’로 알려져 왔습니다. 유학의 전통이 깊은 남부지방 중에서도 대구는 서원과 향교가 밀집해 있었고, 조선 후기에는 전국에서 유생들이 모여드는 문화 중심지 역할을 했습니다. 그..
2025. 3. 17.
지도로는 찾을 수 없는 섬 – 금기와 기억이 얽힌 바다의 민속 역사 (구술문화, 제의, 금기)
섬은 풍경으로 기억되지만, 그 안에는 지도로도 찾을 수 없는 '사람의 역사'가 숨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공식 기록에는 남지 않은 섬마을의 구술 전승, 전통 제의, 기도와 금기의 문화 속에서 바다 위의 민속 역사를 찾아 나설 것입니다. 섬은 말이 없지만, 오래된 기억은 바람을 타고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말로만 남은 역사, 섬에서 전해진 입의 기록역사라는 말은 흔히 문헌과 연대기로 정의되지만, 섬에서는 그 정의가 통하지 않습니다. 섬마을의 많은 사건과 인물, 전설은 종이에 적히기보다는 입으로 전해진 기억입니다. 이를 ‘구술사’라 부르며, 특히 외진 섬일수록 그 가치가 높습니다. 예를 들어, 전남 신안의 장산도에는 공식적인 독립운동사나 전투 기록은 남아 있지 않지만, 노인들의 증언을 통해 1920년대 후..
2025. 3.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