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두밥부터 말술까지, 한국 전통주에 담긴 문화의 풍경
한국 전통주는 단지 술이란 그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습니다. 그 안에는 누룩을 띄우는 계절의 시간표가 있고, 고두밥을 찌는 집안의 여성들이 있으며, 술을 올리는 손끝과 받는 예법에 담긴 문화적 약속이 존재합니다. 말술과 약주 사이, 식전과 제례 사이, 서민과 양반 사이의 한 잔에는 우리가 쉽게 보지 못했던 한국인의 삶과 태도, 그리고 사회의 구조가 응축되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흔히 간과되기 쉬운 전통주 속 '보이지 않는 풍경'들을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밥이 술이 되는 시간 – 고두밥, 누룩, 그리고 여성의 술한국의 전통주는 쌀과 물, 누룩으로 만들어집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재료는 다름 아닌 ‘고두밥’입니다. 고두밥은 찰기 있는 밥을 뜸 들여 지은 것으로, 곡물의 전분이 잘게 쪼개지고 ..
2025. 3.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