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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에서 맛보는 전통 한 끼, 국물은 깊고 불향은 진하다, 경상북도는 음식의 모보다 속맛을 중시하는 고장입니다. 이곳의 음식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조리법은 복잡하며, 그 안에는 가문의 손맛과 지역의 풍토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습니다. 특히 국물 음식과 직화 불향 중심의 조리는, 경상북도의 전통적인 생활방식과 유교 문화, 그리고 산과 들이 맞닿은 자연환경 속에서 오랜 세월 다듬어진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한 숟가락만 떠도 그 깊은 전통이 전해지는 경상북도의 대표 음식과 맛집들을 소개드리며, ‘진한 국물’과 ‘불향 한 점’으로 경북을 맛보는 여행을 함께 떠나보겠습니다.국물로 전하는 정성과 역사, 경북의 깊은 탕과 찌개 문화경상북도 음식문화의 핵심 중 하나는 ‘국물’입니다. 맑은 탕이든 진한 찌개든, 국물은 단지 국으로서.. 2025. 3. 22.
충청도에서 항아리 속에서 마을밥상을 만나다, 장맛을 따라 골목으로, 충청도의 전통음식은 겉으로 보기엔 수수하고 조용하지만, 그 안에는 오랜 시간의 기다림과 마을 사람들의 정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특히 충청도 음식문화의 중심에는 ‘장(醬)’이 자리하고 있으며, 그 장맛은 곧 지역의 풍토와 사람의 기질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상징이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충청도 재래시장의 음식과 전통 장류, 그리고 마을 밥상에서 이어져 온 소박하지만 깊이 있는 음식문화를 따라가며, 단순한 먹거리 이상의 의미를 지닌 충청도의 로컬푸드를 함께 여행하고자 합니다.항아리 속 시간, 충청도의 장맛은 어떻게 완성되는가충청도의 장은 강하지도, 자극적이지도 않지만 묵직한 존재감을 가집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청국장’과 ‘재래식 된장’입니다. 이 지역의 청국장은 짧은 시간 내에 발효시킨 일반적인 .. 2025. 3. 21.
한국 전통주에 담긴 문화의 풍경(고두밥에서 약주) 한국 전통주는 단지 술이란 그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습니다. 그 안에는 누룩을 띄우는 계절의 시간표가 있고, 고두밥을 찌는 집안의 여성들이 있으며, 술을 올리는 손끝과 받는 예법에 담긴 문화적 약속이 존재합니다. 말술과 약주 사이, 식전과 제례 사이, 서민과 양반 사이의 한 잔에는 우리가 쉽게 보지 못했던 한국인의 삶과 태도, 그리고 사회의 구조가 응축되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흔히 간과되기 쉬운 전통주 속 '보이지 않는 풍경'들을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밥이 술이 되는 시간 – 고두밥, 누룩, 그리고 여성의 술한국의 전통주는 쌀과 물, 누룩으로 만들어집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재료는 다름 아닌 ‘고두밥’입니다. 고두밥은 찰기 있는 밥을 뜸 들여 지은 것으로, 곡물의 전분이 잘게 쪼개지고 .. 2025. 3. 20.
통영의 숨은 흔적과 살아있는 유산 통영은 단순히 남해의 아름다운 항구 도시로만 기억되기엔 너무나도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이곳은 조선 수군의 본영이자, 수많은 예술가와 문인이 거쳐간 도시이며, 그 역사는 군사 기록이나 고지도보다 오히려 바다 냄새가 밴 음식, 골목을 따라 흐른 예술의 흔적 속에 더 생생히 남아 있습니다. 오늘 이 글에서는 통영을 구성한 가장 오래된 두 축, ‘바다’와 ‘한 접시’를 중심으로 조선의 유산이 어떻게 이 도시에 남아 있고, 오늘날 여행자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를 함께 들여다보고자 합니다.군영에서 식탁으로 – 조선의 수군이 남긴 밥상의 흔적통영은 ‘통제영(統制營)’에서 그 지명이 비롯된 도시입니다. 임진왜란 이후 조선 수군을 총괄하는 삼도수군통제사가 머무른 본영으로, 이순신 장군 이후 해군 재건의 핵심 .. 2025. 3. 19.
당쟁으로 알수 있는 역사 기행(조선 정치의 세계, 붕당) 조선은 피보다 말이 먼저였던 나라였습니다. 권력을 쟁취하는 도구가 칼이 아니라 붓이었고, 정적을 쓰러뜨리는 무기는 말과 글, 그리고 기록이었습니다. 당쟁은 단순한 권력 투쟁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조선이라는 유교국가에서 ‘무엇이 옳은가’에 대한 해석 싸움이자, 한 줄의 사초, 한 문장의 상소 속에 목숨을 걸었던 사림들의 철학적 전쟁이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조선의 정치가 어떻게 기록과 말을 통해 작동했는지, 그리고 그 흔적들이 오늘날 어디에 남아 있는지를 따라가며 조선의 또 다른 풍경을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붓끝으로 세상을 가르다 – 조선 정치의 언어, 상소와 사초의 세계조선에서 정치를 움직인 것은 무력이나 재물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말’과 ‘기록’이었습니다. 사간원, 사헌부, 홍문관은 삼사(三.. 2025. 3. 18.
대구에서 만난 근대교육, 약령시장시장, 병원의 시간들 대구는 흔히 무더위와 패션, 교통 중심 도시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조용히 걸어보면, 골목마다 역사의 자락이 겹겹이 쌓여 있는 도시임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근대화의 문을 가장 먼저 연 도시 중 하나로서, 대구는 ‘학교’, ‘시장’, ‘병원’이라는 공간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였습니다. 이 글에서는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대구 구도심 속 근대의 출발점을 따라 걸으며, 그 안에 녹아 있는 교육, 상업, 의료의 흔적들을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근대의 문을 연 교실 – 대구에서 시작된 교육의 기억대구는 조선 말기부터 ‘지식의 도시’로 알려져 왔습니다. 유학의 전통이 깊은 남부지방 중에서도 대구는 서원과 향교가 밀집해 있었고, 조선 후기에는 전국에서 유생들이 모여드는 문화 중심지 역할을 했습니다. 그.. 2025. 3. 17.